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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세계여성의 날 기념 한국여성대회

제38회 한국여성대회 - 올해의 여성운동상 본문

3.8 세계여성의 날 기념 한국여성대회/제38회 한국여성대회(2023)

제38회 한국여성대회 - 올해의 여성운동상

kwau_38 2023. 4. 13. 13:26

먹는 사람도, 만드는 사람도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파리바게뜨지회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파리바게뜨지회(이하 ‘지회’)는 2017년 청년노동자들이 노동권을 외치며 결성된 노동조합이다. 파리바게뜨 제빵기사의 80% 이상은 여성이며 그 중 상당수는 청년여성으로, 이들의 근무 환경과 처우는 한국 사회의 성차별적 노동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2017년 조직된 지회는 임금꺾기, 장시간 노동, 불법 파견 등 노동인권의 사각지대에 있던 제빵기사와 카페기사의 노동문제 해결을 요구하며 투쟁을 시작했고, 그 결과 체불임금 해결, 제빵기사들을 자회사(피비파트너즈)로 고용하되 3년 안에 본사와 동일한 수준으로 임금을 인상하겠다는 합의를 이끌어냈다. 이 합의로 SPC그룹은 162억원의 과태료를 면제받았지만,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 약속은 지키지 않았다. 오히려 노조원들에 대한 승진 차별과 노조 탈퇴 협박, 복수노조 설립으로 민주노조를 약화시키는 부당노동 행위를 저질렀고 그 과정에서 700여명이었던 조합원 수는 200여명으로 줄었다.

그러나 사측의 노조탄압과 소수노조로서 갖는 한계에도 지회는 기자회견, 1인 시위, 집회, 천막농성, 임종린 지회장의 단식 등 가열찬 투쟁을 통해 사회적 합의 불이행은 물론 휴식권과 모성권 미보장, 노조 파괴 등 파리바게뜨의 반인권 반노동 문제를 공론화했다. SPC라는 거대한 자본 아래 매장별로 개별화되어 있는 여성노동자들이 경험하는 열악한 노동환경과 노동인권 침해를 알려냄으로써 13개 지역 600여 개 단체가 연대한 ‘파리바게뜨 노동자 힘내라 공동행동’의 결성 등 지역과 시민들의 연대를 이끌어냈다. <파리바게뜨 노동자 힘내라! 공동행동>은 파리바게뜨라는 친숙하고 화려한 브랜드 이미지 이면의 노동 착취를 드러냈을 뿐 아니라, 파리바게뜨 제빵 노동자들이 작업장에서 처한 환경에 주목하여 이를 모성권, 여성 노동 건강권, 작업장 내 성희롱‧성차별 이슈 등의 의제로 다각화하여 드러내며 전 시민적 공감대를 형성했고 대중적 불매운동의 흐름을 만들어내기도 하였다.

노동자들의 저항과 투쟁을 가로막는 자본의 전략에 굴하지 않고 전 사회적 공감대와 연대를 이끌어낸 지회의 투쟁은 2022년 11월 3일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사과와 부당노동행위자 인사조치, 노조활동 보장, 부당노동행위 재발 방지, 휴식권 보장 등의 내용이 담긴 노사합의를 만들어냈다. 여성노동자들의 모성권 보호 방안과 안전보건에 대한 내용까지 담아내지는 못했지만 소수노조라는 불리한 여건에서도 SPC를 협상테이블로 이끌어내고 단체협약에 준하는 합의를 이루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특히 지회의 투쟁은 “적어도 먹는 것만큼은 만드는 사람도 먹는 사람도 행복해야 한다.”는 당연한 진리를 확인하는 과정이었고 함께 한 수많은 시민들이 함께 만들고자 하는 세상의 모습 또한 그것임을 확신하는 과정이었다.

그러나 지회의 투쟁은 끝나지 않았다. 피비노조가 피비파트너즈와 화섬노조를 상대로 노사협약 및 부속협약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의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지회는 소수노조의 헌법상 권리인 단체교섭권 제한에 맞서 앞으로도 흔들림 없이 투쟁할 것이며 우리도 한국 사회가 지금 목도하고 있는 반노동과 반성평등이라는 퇴행의 시대를 넘기 위해 더 거센 연대의 파도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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