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제28회 한국여성대회 대회사

 

여성들이여! 광장을 열고, 희망을 노래하라!



여성의 날을 기념하며 축하하기 위해 이 자리에 함께 해주신 여러분 반갑습니다.


오늘은 ‘3·8 세계여성의날’을 기념하는 우리들의 기쁜 축제의 날입니다. 동토의 땅에서 움트는 씨앗들처럼 한겨울 이겨낸 에너지를 모아 기지개를 펴는 날입니다.


살기가 버겁다는 말이 흔하게 들려옵니다. 100여년전 생존권과 인간답게 살 권리를 외치며 빵과 장미를 들었던 여성들의 요구는 지금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여성인권3법이 만들어진지는 오래되었지만, 법·제도와 현실과의 괴리는 아직도 큽니다. 힘들고 어려워질 때 그 어려움을 견디는 힘은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서로 어깨를 도닥여주는, 소통과 연대로 함께하는 것입니다. 함께하려는 친절한 마음, 배려의 마음이 없으면 사회는 지속가능하지 않습니다.


“ 성평등 사회를 약속해! ”


여성들은 민주주의의 복원, 보편적 복지의 확대 등 사회개혁과제들과 똑같은 무게로 ‘성평등가치의 실현’을 요구합니다. 지배·억압·차별로 왜곡되고, 상처받은 남성과 여성의 관계는 평등한 관계로 회복시켜야 합니다. 오늘 우리는 광장에서 ‘성평등’ 실현이 지속가능한 경제성장과 인류발전을 위한 필수 과제임을 선언합니다.



“ 평화로운 세상을 약속해! ”


지역사회의 절반을 차지한 여성이 처한 차별과 폭력의 현실을 해결하지 않고 지속가능한 사회발전을 이야기하는 것은 모순입니다. 사회전반에 걸친 심각한 폭력과 갈등을 해소하고, 여성들이 원하는 안전하고 평화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 정부의 실효성있는 정책이 마련되기를, 또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고 인권감수성을 높여나가는 것이 사회구성원간의 약속으로 지켜지기를 요구합니다.



“ 99%의 행복을 약속해! ”


사회적 지위를 둘러싼 경쟁고조, 과도한 소비 집착, 환경 격차에서 오는 건강 불평등의 심화, 자연·사회적 자원의 독점과 착취, 불공평한 분배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차별과 폭력이 증가할 수 밖에 없는 사회구조가 많은 이들의 삶에서 웃음을 빼앗아가 버리고 있습니다. 양질의 일자리 창출, 반값등록금 실현, 사회안전망 확보, 돌봄의 공공화, 일·생활 양립을 이루어 서로가 상생할 수 있는 99%의 행복을 약속하는 사회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2012년 중대한 기로에 서있는 대한민국의 물꼬를 바꾸고, 한국사회의 암울한 현실을 ‘희망’으로 바꾸어 나가기 위해 여성들이 광장을 열었습니다.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우리가 내다볼 희망을 스스로 노래하고자 합니다. 미래의 자원이자 동력인 여성들의 유연하지만 강한 힘으로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차별과 폭력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합니다.


발전과 변화의 적극적 주체이자 참여자인 여러분! 오늘 우리들이 광장에서 소리높여 부르는 희망가는 여성과 남성, 장애인, 이주민, 사회적 소수자 모두가 하나되어 내딛는 평등·평화의 발걸음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100여년전 여성들의 함성이 우리의 희망가에 되살아나도록 목청껏 소리치고, 소중한 연대의 한걸음을 힘차게 내디뎌 봅시다. 이는 새로운 공동체를 열어가는 새로운 에너지가 될 것입니다. 희망이 현실이 되는 그 날까지 여러분과 함께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2012년 3월 10일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 권미혁, 김경희, 김금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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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8 세계 여성의 날 기념 한국여성대회의 슬로건은 “그녀에게 빵과 장미를”이다. 세계 여성의 날은 100여년 전 미국의 여성 섬유노동자들이 참정권과 노동조합 보장을 요구하며 뉴욕에서 시위를 벌인 데서 유래한다. 당시 노동자들이 외쳤던 것이 바로 빵과 장미였다. 

생존권을 빵으로, 인간답게 살 권리를 장미로 은유하고 있는, 어쩌면 산업화 초기에나 어울릴 법한 상징이다. 이 상징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개최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인 2011년 한국에 다시 불러오는 것을 3·8 여성대회 조직위원회는 주저하였다. 여성에 대한 차별은 더이상 없고 지금은 오히려 남성차별 시대라는 과장된 주장마저 나오는 현실에서 아직 만족할 수 없는 빵과 장미의 현실을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

그러나 우리 여성들이 직면한 현실 몇 가지만 떠올려보자.

올해 여성운동상 수상자는 전 서울와이엠시에이(YMCA) 성차별철폐 회원연대 그룹인 ‘너머서’이다. 우리나라는 1948년 여성 참정권을 헌법으로 보장했지만 2010년까지 서울와이엠시에이는 여성에게 총회 회원권을 부여하지 않았다. 세계 1만여개 와이엠시에이 중에서도 여성에게 총회 회원권을 인정하지 않은 곳은 서울와이엠시에이가 유일했다. ‘너머서’는 2002년에 이 문제를 제기했으나 8년이 지난 올해 1월에야 대법원에서 승소할 수 있었다. 여성 참정권은 아직도 당연하게 주어지지 않고 있는 게 현실이다.

점점 늘어나고 있는 돌봄노동은 또 어떤가? 청소노동자, 가사관리노동자, 식당노동자 등 대부분 여성이 일하는 돌봄노동 영역은 근로기준법 적용 대상이 아니다. 최소한의 기본권인 노동권조차 얻지 못한 여성노동자의 수가 만만치 않다. 또 “다 줄 생각을 해야 하는데 그래도 아나운서 할 수 있겠느냐”는 등의 발언으로 올해 성평등 걸림돌로 선정된 강용석 의원과 스폰서 검사의 사례에서 보듯 성평등한 문화는 아직 갈 길이 멀다.

그러나 2011년판 ‘빵과 장미’가 하려는 진짜 이야기는 이것이 아니다. 망가진 레코드처럼 “비정규직의 70%가 여성이고 여성이 수행하는 직무의 가치는 낮게 평가되며, 성폭력·가정폭력·성매매 등 여성 인권 현실은 아직도 열악하다. 보육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일·가정생활 양립이 어렵고 여성들은 각종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으며 신자유주의 경제 아래 여성 빈곤화 역시 가속화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계속되지만 귀 막는 오늘의 현실을 말하고자 한 것이다.

더는 여성문제를 마주하지 않으려는 사회를 향해 우리는 ‘3·8 세계 여성의 날’의 존재와 그 의미부터 다시 이야기하려 한다. 우리의 이야기가 들리도록 여성대회부터 변신한다. 시민 속으로 들어가 시민과 함께 여성을 생각해볼 계획이다. ‘화이트데이 대신 위민스데이’ 캠페인은 국적 불명의 화이트데이 대신 세계 여성의 날인 3월8일 고단한 삶을 함께 견디며 나아가는 우리의 어머니, 누이, 이웃인 여성들에게 “축하합니다,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라는 말을 전하며 기념하자는 제안이다. ‘허스토리 텔링’(herstory telling)은 온라인과 소셜네트워크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오늘날 여성들의 삶의 맥락을 살피며 공감을 키워가려는 것이다.

그동안 여성들의 헌신과 여성운동 덕분에 여성의 지위가 개선되고 차별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여성 비정규직 차별 없애고, 최저임금 인상하라’, ‘가족친화적인 사내문화 확산하고, 국공립 보육시설 확대하라’, ‘한반도의 화해협력 실현하라’, ‘여성 장애인의 건강권 보장하라’, ‘이주여성의 체류권과 모권 보장하라’, ‘친고죄를 폐지하라’, ‘가정폭력 피해자 생명권을 보장하라’는 여성들의 외침은 계속 들려온다. 우리는 아직도 ‘빵과 장미’를 외쳤던 미국의 여성노동자들과 함께 1908년 뉴욕의 그 광장에 서 있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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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세계여성의날 기념
제27회 한국여성대회 개회사


권미혁, 김경희, 김금옥 공동대표


지난 겨울 너무 추워 다시 오지 않을 것만 같던 봄이 3․8 세계여성의 날과 함께 시작되고 있습니다. 1948년 맥이 끊겼던 여성대회를 1985년 복원한 이래 한해도 빠지지 않고 오신 분이 있을 만큼 이 대회는 여성운동의 대표적 행사입니다. 그런데 오래도록 이 대회를 지켜오신 분들은 대회장소에 들어서시면서 조금 달라진 것을 느끼셨을 것입니다. 우선, 늘 주말에 일․이천명의 규모로 진행되던 기념식을 올해는 소박하게 이곳 프레스센터에서 열었습니다. 다음으로 “그녀에게 빵과 장미를”이라는 감성적인 슬로건입니다. 사정이 이렇게 된 것은 2011년 한국여성대회 조직위원회가 담고 싶은 특별한 메시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Again 1908 ‘그녀에게 빵과 장미를’

100여년 전 미국의 여성섬유노동자들이 참정권과 노동조합 결성 보장을 요구하면서 시위를 벌인 데서 시작된 여성의 날은, 당시의 구호가 바로 생존권으로 상징되는 빵과 인간답게 살 권리를 이야기하는 장미였습니다. 이번 대회 슬로건으로 빵과 장미를 택한 것은 바로 G20을 개최한 OECD 가입국 대한민국의 여성들은 아직 빵과 장미를 얻지 못했다는 이야기를 하려고 한 것입니다.

최근 홍대 청소노동자의 사례에서 보듯 여성들이 주로 종사하는 돌봄노동은 대부분 비정규노동이며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밥 한끼 먹을 조그마한 공간도 없는 실정입니다. 그리고 오늘 ‘올해의 여성운동상’을 수상하게 된 ‘전 ymca 성차별철폐 연대’의 경우도 여성에게 총회회원권을 보장하지 않은 YMCA의 현실에 맞선 참정권 운동으로써 어찌보면 오늘날 당연하게 여겨지는 여성의 참정권이 100여년 전 여성들 투쟁을 통해 쟁취했던 것임을 되생각하게 합니다.

‘그녀에게 빵과 장미를’이 담고 있는 메시지는 이미 해결되었다고 착각되는 여성생존권과 인권을 다시 2011년의 주요 문제로 꺼내 들 수밖에 없는 오늘의 현실을 여성운동이 반드시 바꾸어내겠다는 다짐일 것입니다.

시민 속으로 찾아가는 27회 한국여성대회

다음으로 ‘기념식’과 ‘이야기’ 그리고 ‘광장’ 이렇게 세부분으로 구성된 이번 대회는 기념식을 소박하게 하는 대신 이야기작업과 광장의 퍼포먼스를 통해 시민과 만나는 데 더 많은 힘을 쏟으려고 합니다. 대한민국 여성들의 삶을 이야기화하는 작업인 ‘허스토리 텔링’은 새로운 플랫폼인 온라인과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많이 소통될 것이기에 아날로그인(人)들에게는 불친절하게 보일 수 있음을 양해 바랍니다. 좀 더 새롭고 젊은 공간으로 우리의 이야기를 확장하려는 일환입니다.

광장은 ‘시민에게 직접 찾아가는 3․8여성대회’의 무대가 될 것입니다. 전국 주요 도심에서 벌어질 댄스 플래시몹을 통해 ‘3․8 여성의 날’ 자체를 알리고 시민들과 함께하고자 합니다. 여성의 날을 맞아 주변의 누이, 여성동료, 엄마들에게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 축하합니다’ 등의 덕담을 하는 캠페인은 벌써 많은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2011년 여성운동의 과제

올해도 여성운동이 주력할 과제는 많습니다. 일, 가정 양립을 위해 함께 일하고 함께 돌볼 수 있는 제도와 문화의 정착, 질좋은 일자리 확충, 인권 3법이 만들어진지 오래되었지만 아직도 존재하는 여성에 대한 폭력과 안전권의 문제, 급격히 나빠지고 있는 한반도 정세에서 평화의 획득 등이 그것입니다.

이번 3․8 여성대회를 기점으로 우리들은 그동안도 계속 실천해오던 위의 문제해결을 위해 100여년 전 아무것도 없던 불모지에서 빵과 장미를 들고 외쳤던 선배여성운동가의 마음으로 다시 시작하고자 합니다. 다행히 우리의 이야기에 동참하고, 광장의 이벤트에 뜨겁게 호응하는 시민들을 확인하고 있어 우리는 힘을 얻습니다. 마지막으로 더 많은 시민들과 함께 호흡하고 만나고자 여러 방식으로 변화를 시도한 이번 3․8여성대회에 높은 관심과 참여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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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여성의날 여성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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