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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세계여성의 날 기념 한국여성대회
[3.8여성대회] 제37회 한국여성대회 - 성평등 디딤돌 본문
2022 3․8 세계여성의 날 기념 제37회 한국여성대회 성평등 디딤돌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가 처한 부조리한 현실에 정면으로 맞서 승리한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들 평등 관점으로 ‘정상가족’ 고정관념에 균열을 낸 서울가정법원의 ‘엄마의 성·본 쓰기’ 성본변경청구 허가 결정 디지털 성착취 범죄 근절운동의 구심점이 된 텔레그램성착취공동대책위원회 성소수자 그리고 부모들의 다양한 삶의 조건과 맥락을 드러내며 한국사회 평등의 길을 만든 영화 ‘너에게 가는 길’ |
■성평등 디딤돌 세부 내용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가 처한 부조리한 현실에 정면으로 맞서 승리한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들
대부분 중고령인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들은 2019년 10월 노조를 결성하여 임금꺾기 등 사측의 부당이득을 지적하고 시정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헌법과 노동법에 기반한 그들의 정당한 투쟁에 원청인 LG는 ‘청소 품질 저하’라는 근거 없는 이유를 들어 하청업체를 계약해지했고 청소노동자 전원이 집단해고 되었다. 노동자들은 2020년 12월 16일부터 LG트윈타워 로비의 찬 바닥에서 농성을 시작했고 용역깡패들의 폭력, 물과 전기마저 끊어버린 탄압, 회유에도 굴하지 않고 136일 간의 투쟁을 진행했다.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가 맞서 싸운 대상은 대기업 LG일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성차별적 노동구조였다. 비정규직 중년여성노동자에게 요구되는 저임금 장시간 노동, 수많은 편견과 불합리한 착취 구조에 맞서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싸움을 이어나갔다. 그들의 투쟁은 고령의 비정규직 여성노동자의 노동권을 사회 이슈의 한복판으로 끌어올렸으며 결국 136일 만에 조합원 전원이 LG마포 빌딩으로 옮겨 일하게 되었고 노동조합 활동 보장, 해고기간 임금 보장, 정년 65세로 연장 등의 구체적인 성과를 이뤄냈다. 특히 단단한 연대와 단결력으로 지역사회와 시민들의 연대를 끌어내며 ‘단결하면 승리한다’는 희망을 확산했다.
평등 관점으로 ‘정상가족’ 고정관념에 균열을 낸 서울가정법원의 ‘엄마의 성·본 쓰기’ 성본변경청구 허가 결정
현행 법제 하에서 엄마의 성을 자녀에게 물려주려면 혼인신고 시 협의를 하고 이를 증명하는 별도의 협의서를 작성하거나, 민법 제781조 제6항에 따라 ‘자의 복리를 위하여 자의 성과 본을 변경할 필요가 있을 때’ 성본변경청구를 하여야 한다. 그러나 성본변경청구는 주로 재혼가정 등 자녀의 복리를 위한다는 사실이 쉽게 증명되는 경우에 활용되어 자녀에게 엄마의 성을 물려주기로 결정한 부부들이 원치 않게 이혼을 하고 재혼인신고를 해야하는 부담이 있었고, 협의서 역시 자녀에 대한 계획을 세우지 않았을 수 있는 혼인신고 시에 미리 해야된다는 점에서 현실적이지 않았다. 2021년 11월 9일 서울가정법원의 성본변경청구 허가는 재혼 가정이 아닌 일반 가정에서도 엄마의 성본을 자녀에게 물려줌으로써 자녀가 입는 불이익보다 이익이 더 크며 궁극적으로 자녀의 복리에 부합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한 뜻 깊은 결정이었다. 서울가정법원의 결정은 부성우선주의에 대한 헌법불합치 결정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법제도와 관례들이 다양한 가족의 형태를 담지 못하는 가운데, 평등의 관점으로 자녀의 복리를 이해하고 '정상가족'이라는 허울뿐인 고정관념에 균열을 내 성평등 사회를 위한 한 걸음을 내딛게 했다.
디지털 성착취 범죄 근절운동의 구심점이 된 텔레그램성착취공동대책위원회
텔레그램성착취공동대책위원회(텔공대위)는 2019년 일명 ‘N번방’과 ‘박사방’ 사건이 대두된 후 이에 공동 대응하고자 2020년 2월경 출범하였다. 출범 이후 꾸준하게 전국적으로 진행된 일명 ‘N번방’과 ‘박사방’ 사건 재판 모니터링을 진행하며 피해경험자를 지원했고, 엄벌촉구 기자회견과 성명문 발표 등 온라인 성착취 범죄 근절을 위해 활동했다. 공대위 내 피해지원 TF, 입법 TF를 별도 구성하여 ‘N번방 방지법’ 개정에 주요한 역할을 수행하였다. ‘N번방 방지법’ 개정으로 불법촬영물 소지·구입·저장·시청 등 수요행위와 유포 협박·강요에 대한 처벌, 강간·유사강간 예비음모죄 신설, 미성년자 의제강간 연령 상향, 범죄수익 은닉 처벌,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에 대한 책임 강화 등 우리 사회가 디지털 성착취 범죄에 대한 단호한 대응과 구조적 해결을 모색하는 데 기여했다. 또한 텔공대위는 법 개정 이후에도 법의 사각지대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제기하며, 2021년 12월 ‘N번방 방지법 제정 후 1년, 디지털 성착취 근절, 이대로 충분한가?’라는 주제로 국회토론회를 개최하여 개정법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 마련을 촉구하였다. 전국 56개 여성·시민사회단체가 함께 한 텔공대위는 활동 백서 제작 후 2022년 상반기 중 해산을 앞두고 있으나, 디지털 성착취 근절을 위한 노력은 또 다른 형태로 다양하게 지속될 것이다.
성소수자 그리고 부모들의 다양한 삶의 조건과 맥락을 드러내며 한국사회 평등의 길을 만든 영화 ‘너에게 가는 길’
영화 ‘너에게 가는 길’은 성소수자부모모임에서 활동하고 있는 성소수자 당사자의 엄마들이 자식의 커밍아웃을 지지하며 평등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성소수자 부모라는 새로운 정체성을 마주한 엄마이자 여성인 당사자들의 성장을 그린 다큐멘터리이다. 이 영화의 제목은 부모들이 성소수자 당사자에게 다가가는 여정을 의미할 뿐만 아니라 부모들 스스로 변하고 성장하는 당신한테 가는 길이라는 의미도 담겨 있다. 변규리 감독의 두 번째 장편 다큐멘터리이자, 성소수자부모모임이 제작협력하고 여성주의적 삶의 실천과 인권의 가치를 지향하는 성적소수문화인권연대 연분홍치마에서 제작한 열 번째 작품으로 개봉 후부터 SNS, 미디어에 회자되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약 2만여 명의 관객이 영화를 관람하여 독립영화로는 큰 성과를 거두었고 전주국제영화제,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서울여성독립영화제 등 다양한 영화제에서 수상하고 공식 초청, 선정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영화는 두 엄마가 성소수자 당사자인 자식을 이해해나가면서 스스로 변화하는 모습, 동시에 한국 사회 내 성소수자 인권 보장을 위해 목소리를 내는 과정을 그려냈다. 소수자의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더욱 타인을 존중하고 다양성을 인정하며 연대의 가치를 실천하게 된 엄마들의 성장은 성소수자 인권에 대한 우리 사회의 성장을 기대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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