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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세계여성의 날 기념 한국여성대회

제39회 한국여성대회 - 성평등 디딤돌 본문

3.8 세계여성의 날 기념 한국여성대회/제39회 한국여성대회(2024)

제39회 한국여성대회 - 성평등 디딤돌

kwau_38 2024. 3. 25. 15:06


‘문단 내 성폭력’을 공론화하고 성폭력 ‘무고’ 프레이밍에 경종을 울린 김현진님 

2016년 10월 김현진 씨는 미성년 시기 시인 박진성에 의해 성희롱 피해를 입은 사실을 자신의 SNS에 ‘#문단_내_성폭력’으로 용기있게 고발했다. 그러나 가해자 박진성은 김현진 씨를 ‘허위 미투 무고범’이라 지칭하며 2차 피해를 가했다. 김현진 씨는 반(反)페미니즘 진영의 지독한 공격에도 불구하고 7년이라는 지난한 기간동안 자신의 피해를 증거로 입증했고, 대법원은 가해자 박진성에게 2심 재판부가 선고한 ‘징역 1년 8개월’형을 확정했다.

김현진 씨의 미투 이후 박진성은 자신에게 유리한 일부 수사 결과를 무기로 해당 보도를 한 언론사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벌였고, 이에 언론사들은 소송을 포기하면서 한때 이 사건이 허위인 것처럼 규정되기도 했다.

또한, 가해자 박진성은 피해자의 신상 유출로 인한 피해와 합의 종용, 협박을 막기 위한 방안으로 시행된 형사공탁 특례제도를 악용해 피해자의 동의없이 2심 법원판결 전 기습공탁으로 감형을 노리기도 했다. 이에 김현진 씨와 그의 변호인단은 이를 공론화하며 법제도의 한계를 지적했다.

김현진 씨는 가해자가 ‘꼼수’ 소송전략으로 활용한 형상공탁제도의 한계를 널리 알렸고, 미투운동(#Metoo)을 왜곡하는 성폭력 피해 고발에 대한 ‘무고’ 프레이밍에 굴복하지 않고 끝까지 싸우며 수많은 여성에게 큰 용기를 주었다. 
 


‘남성 직원만 달성 가능한 승진 심사 기준은 성차별’ 판례 이끌어 낸 조수연·신은미님

1,000명 이상이 종사하는 기계제조·판매기업 A사 국내사업본부는 영업을 직접 담당하는 영업관리부에는 전원 남성을, 영업지원부에는 전원 여성을 배치했다. 조수연·신은미 씨는  각각 근속년수 17년, 24년인 영업지원직 대리였다.

조수연·신은미 씨는 2023년 2월 승진심사 대상자에 올랐지만 승진심사 기준이 ‘직접 영업했을 때만 기록되는 매출점유율, 채권점유율 등’이 포함되어 있어 남성 직원들보다 직급 경력도 길고, 3년간 인사고과 점수도 높거나 같았지만 결국 승진심사에서 떨어졌다. 이에 조수연·신은미 씨는 전라북도 지방노동위원회와 경기도 지방노동위원회에 영업지원부 직원들은 승진 기준을 충족할 방법이 전혀 없고 영업관리부에만 유리하게 설계된 승진심사 기준은 성차별이라는 차별시정신청을 하였다.

그러나 지방노동위원회는 직무별 남녀 성비의 불균형 존재, 불리한 승진 판단 기준이 적용된 것은 인정하나, 승진탈락 이유가 직무의 차이에 따른 것일 뿐 성별에 의한 차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정했고 두 사람은 포기하지 않고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다.

결국 2023년 12월, 중앙노동위원회는 지방노동위원회의 판정을 기각하며 조수연·신은미 씨에 대한 A사의 승진 차별을 인정했고, 고용상 성차별 시정명령을 내렸다.  조수연·신은미 씨는 회사의 불공정한 성차별과 맞서 ‘한 성만 충족할 수 있는 승진 기준은 승진 차별이고 위법’하다는 판단을 끌어내 성차별적 기업 관행에 경종을 울리고 수 많은 여성노동자들에게 큰 용기를 주었다.
 


‘피해자 없는’ 형사사법 절차를 공론화하여 피해자 권리를 확장하는 형사소송법 입법예고를 이끌어 낸 김진주님 

2022년 5월 22일 김진주 씨는 집 앞 공동현관 앞에서 일면식도 없는 남성 L씨에게 뒤통수를 가격 당했다. 젠더에 기반한 ‘여성폭력’을 ‘묻지마 폭행’으로 왜곡하는 언론보도에 맞서 사건을 공론화하고 범죄피해자를 보호하지 않는 형사사법 절차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후 가해자 L씨에게는 ‘강간살인미수죄’가 적용되었으며, 2023년 9월 21일 대법원은 가해자에게 징역 20년형을 선고했다.

김진주 씨는 사법절차 시스템상, 형사사건 재판의 당사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범죄 피해자가 가해자의 재판기록을 열람할 수 있는 권리가 보장되지 않는다는 문제점도 짚어냈다. 이를 공론화하기 위해 2023년 10월 2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장에 참고인으로 출석하여, “1차 피해는 가해자로부터 받지만 2차 피해는 국가로부터 받지 않도록 노력해달라”라고 말하며 ‘피해자가 지워진’ 형사사법 절차를 공론화했다. 결국 법무부는 2023년 12월 범죄 피해자의 재판 기록 열람권 등 피해자의 권익을 보장하기 위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또한 김진주 씨는 자신과 같이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피해자를 지원하고 연대하기 위해 ‘대한민국범죄피해자커뮤니티’를 만들었고, 자신이 경험한 사건의 발생시기부터 판결까지의 과정과 피해생존자로서의 소회를 담은 책 <싸울게요, 안 죽었으니까>을  출간하기도 했다.

김진주 씨는 필명을 ‘진주’로 지은 이유는 진주가 조개 체내의 이물질을 막는 기능을 하고, 피해자에게 입은 뇌손상 때문에 겪어야 했던 오른쪽 하지 마비가 기적적으로 풀린 달이 6월(탄생석 : 진주)이기 때문이다. 그는 새로 얻은 이름만큼 범죄피해경험자들의 끈끈한 연대를 일궈나가며 ‘기적의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성소수자를 차별하고 혐오하는 감리교단에 맞서 변화를 만들고 있는 이동환 목사님

이동환 목사는 성소수자 축복식을 집례했다는 이유로 목사 자격 정지는 물론 감리교인 자격을 박탈당하며 교단에서 퇴출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년 퀴어문화축제에 참여하고, 교단 내 성소수자 인권단체 ‘큐앤에이’를 만드는 등 인권을 존중하고 차별 없는 교회를 만들기 위해 끊임 없이 노력하고 있다.

2019년 8월 31일 기독교대한감리교단 소속 이동환 목사는 인천 퀴어문화축제에서 성소수자에게 꽃잎을 뿌리며 축복식을 집례하였다. 이에 감리교단에서는 ‘동성애를 찬성하거나 동조하는 행위를 했을 때 정직·면직·출교 등의 처벌을 할 수 있다’는 교리와장정(기독교대한감리회 법) 제3조 8항을 근거로 이동환 목사를 교단 재판위원회에 기소했다. 2년 만에 나온 판결은 ‘정직 2년’. 이동환 목사는 굴복하지 않고, 징계무효확인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이 시작되자 교단은 더 강력하게 탄압하기 시작했다. 2022년 11월 감리회 목사와 장로들은 이동환 목사가 언론 인터뷰 등에서 교회를 모함하고 악선전했으며 2019년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성소수자 인권을 위해 활동하는 것을 문제 삼으며 고발을 예고하는 일종의 내용증명인 ‘권면서’를 보냈다. 이듬해 3월에는 ‘교인 간의 분열 조장’과 ‘허위 사실 유포’ 등의 죄목으로 추가 고발을 하기에 이르렀다.

그렇게 1년여 간의 재판 과정이 흐르고, 2023년 12월 8일 기독교대한감리회 경기연회 재판위원회는 이동환 목사에게 출교를 선언했다. 그는 2024년 2월 현재 성소수자 인권단체와 함께 2심 재판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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